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만들어지는 장관상? 컨설팅 업자 '기승'

<8뉴스>

<앵커>

그렇다면 업자는 어떻게 해서 장관상을 받아준다는 걸까요? 자기 이름의 상이 이렇게 남발되고 있다는 사실을 장관들이 과연 알고는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이어서 박세용 기자입니다.

<기자>

2년 전 명문대에 입학한 김 모 군.

상장 컨설팅을 해줬던 업자는 글짓기 대회를 소개했습니다.

[김 모군/고2 당시 장관상 수상 : 선생님께서 '이런 주제로 써봐라' 알려주셨고요. 처음엔 대회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한 사단법인이 주최한 글짓기 공모전이었습니다.

업자는 김 군의 작품을 직접 고쳐서 제출했습니다.

[김 모군/고2 당시 장관상 수상 : 학생들이 다 써오고 첨삭을 받고 이게 이런 대회가 있다. 아 그래요?]

결과는 정부부처의 장관이름으로 된 상이었습니다.

다음해 장관상을 탄 이 모 양도 마찬가지.

[이 모양/고3 당시 장관상 수상 : (제가) 쓴 시를, 엄마가 그 분이 시인이니까 검사를 맡아보라고 해서 메일로 보내고 다시 받았었는데.]

알고보니 업자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학생들이 매년 장관상을 휩쓸었습니다.

[최 모양/고2 당시 장관상 수상 : 그 대회는 같이 공부한 애들이 진짜 많이 받았어요. 심사위원들이 거의 안 바뀌니까.]

업자는 대회를 주최한 단체의 소속이었습니다.

장관상 심사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유야무야 되고 말았습니다.

이 부처는 지난 5년 동안 글짓기 대회에 장관상 23개를 내줬습니다.

하지만 주최측이 심사를 하기 때문에 따로 검증을 하지 않습니다.

[김 모씨/2005 글짓기대회 담당 공무원 : 공모전이라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글짓기에 대한 공모만 해도 작년에 OO부에 수십 가지가 있었어요.]

정부 부처가 생각없이 상장에 장관 도장을 찍는 동안 컨설팅 업자는 기획된 학생을 내세워 장관상을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관상은 장관이 아닌 업자가 만들어주는 상이라고 학부모들은 하소연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