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무너진 민속씨름, 해법은 없나?

<8뉴스>

<앵커>

1983년 문을 열어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민속씨름이 붕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선수는 떠나고, 협회는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무너져가는 씨름계의 문제점, 이승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83년 4월 출범한 민속씨름대회.

거구를 번쩍 들어올리는 힘, 훨씬 큰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현란한 기술.

민속 씨름은 단연 국민 스포츠였습니다.

천하장사를 열 차례나 차지했던 영원한 장사 이만기, 씨름판 신사 이준희, 인간 기중기 이봉걸, 그리고 골리앗 최홍만과 황태자 이태현.

모래판의 승자는 국민적 스타였습니다.

24년이 지난 지금, 씨름판은 썰렁합니다.

선수들만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을 뿐, 관중석은 텅 비어 있습니다.

기업들은 야구와 농구 같은 인기 프로구단만 유지하고 씨름팀을 속속 해체했습니다.

[차경만/전 기업 씨름단 감독 : 씨름연맹에서 적극성을 띠지 않고 홍보를 안 했기 때문에, 씨름 팬들도 자연적으로 씨름을 외면하고, 기업에서도 씨름단을 운영하려는 기업도 없었습니다.]

위기를 타개해야 할 씨름연맹은 내분에 빠졌습니다.

[이만기/인제대학교 교수 : 연맹에 행정에 대한 비판, 발전적인 제안, 이런 것들을 했는데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몇몇 스타급 선수들은 이종격투기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최홍만/전 LG씨름단(K-1 진출 기자회견) : 저도 비참하게 운동하기도 싫고 너무 노력도 많이 했는데 관심도 안가져주고...그 때 저도 모르게 그 쪽으로 기울게 됐습니다. 다시 돌아오더라도 씨름은 안 할 것입니다.]

소년장사로 유명했던 백승일 선수는 트로트 가수로 전직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무너진 민속 씨름은 스스로 고사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신승호/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 : 경쟁사회에서 스포츠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전투적인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씨름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경쟁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없고, 영원히 도태될 수 있습니다.]

나락으로 곤두박질친 민속 씨름, 전통과 상무정신이 깃든 사실상의 국기였던 씨름이 존폐의 위기 앞에 서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