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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 백령도 용기포항, '애물단지' 전락

지질조사도 안 하고 석산 개발…'공사 부적합' 뒤늦게 알아

<8뉴스>

<앵커>

국책사업인 백령도 용기포항 공사가 30%진행된 상태에서 벌써 6개월 넘게  중단되어 있습니다.  주먹구구식 행정이 불러온 또 하나의 세금 낭비 현장이 되고 있습니다.

김흥수 기자의 기동취재했습니다.

<기자>

백령도 용기포항 공사현장, 천혜의 비경을 배경으로 웅장한 틀을 잡았습니다.

조그만 풍랑에도 고립되기 일쑤인 백령도 주민들에게 새 항구는 오랜 염원입니다.

부두 진입로와 방파제 일부가 모양을 갖춰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사는 6개월 이상 중단된 상태.

매립했던 곳은 패어 나갔고 방파제 시설인 테트라포트도 점점 무너져내리고 있습니다.

철제 펜스는 엿가락처럼 쓰러졌고 곳곳은 밀려온 쓰레기 천지입니다.

지금까지 80억 원이 투입됐지만 공사를 다시 해야할 판입니다.

[김진수/백령도 주민 : 이게 지금 태풍도 안온 상태인데, 태풍이라도 한번 오면은 이게 유실되어 하나도 없어지고 맙니다.]

어찌된 일일까?

발주처인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항공사에 필요한 석재를 마련하기 위해 근처에 석산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암질이 약해 공사에 적합하지 않은 데다 채석량도 많지 않아 석산 개발은 1년 만에 중단됐습니다.

바다를 메울 석재 공급이 끊기면서 항구 공사도 중단된 것입니다.

문제는 기본적인 지질조사 한 번 하지 않았다는 점.

지질조사도 거치지 않은 마구잡이식 석산 개발로 멀쩡하던 산 하나만 이렇게 흉물스럽게 망가졌습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항만공사과 직원 : 지질조사 하기 전에 주민들도 추천을 했고 표면
에 노출된 바위들이 충분히 채굴이 가능하다 판단했던 거예요.]

해양수산청은 다른 석산을 찾았지만 이번엔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김진원/백령면 진촌3리 이장 : 지질검사를 하고 되는지 안 되는지 그것을 알아서 하든지 말든지 해야지 지금 마구잡이로 망가뜨려 놓고 그것을 안된다고 하면 무엇으로 복구 시킬것이냐고.]

오는 2011년까지 496억 원이 투입될 예정인 용기포항 건설사업, 대충대충 추진했던 사업이 혈세를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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