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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배고프고…이재민들 하루하루가 고통

<8뉴스>

<앵커>

계곡물이 줄면서 고립상태에서 풀려나는 마을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동이 힘든 노인들은 상당수가 아직도 마을에 갇혀 있습니다. 참담한 생활이 벌써 닷새째입니다.

강원민방 조현식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인제군 덕적리.

집은 쓸려 내려온 흙더미에 묻혀 지붕만 남았고, 도로는 완전히 잘려 나갔습니다.

간신히 몸만 빠져 나온 주민 20여 명은 마을회관 맨 바닥에서 닷새째 굶주림과 싸우고 있습니다.

꼬박 사흘을 굶고 나서야 헬기로 공수된 구호품은 라면.

하지만 대부분이 노인이어서 가져 오기도 힘에 부칩니다.

[신행균/이재민 : 라면 하나 두개 가져와서 먹는 것도 힘들어. 한 시간 걸려서 가져와서 먹고 그래.]

전기가 끊겨 밤이면 암흑 천지 속에 추위가 몰려 오지만 속수무책입니다.

[이원범/이재민 : 추우나 마나죠. 옷을 찾으러 들어가려야 들어갈 수가 없잖아. (이불도 없나요?) 없어요, 옷도 하나도 못찾고.]

더 큰 문제는 전염병.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겨 수인성 전염병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썩어가는 곡식, 이미 곰팡이로 뒤덮인 집안.

곳곳에선 폐사된 가축의 썩는 냄새가 진동합니다.

하지만 마을 자체가 고립돼 있어 방역작업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배고픔에 추위, 그리고 전염병까지.

이재민들의 고통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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