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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대밭된 덕적리, 악천후에 식량 수송도 중단

<8뉴스>

<앵커>

그럼 여기에서 강원도 수해현장에 나가 있는 박진호 앵커를 연결합니다. 구조작업이 아직 계속되고 있다는데 상황이 어떻습니까?

이제 벌써 나흘째지만 상황은 별로 나아진게 없습니다. 오늘(18일) 제가 이동하면서 목격한 강원도의 모습은, 단순한 수해가 아니었습니다. '대형 재난'이라는 말이 역시 맞습니다.  지금 제 뒤로는 폭 4m짜리 시멘트 다리가 힘없이 무너져있습니다. 당시 주민들이 느낀 공포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필사적인 구조작업. 애타는 복구의 삽질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 위로 또다시 비가 오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강원지역에는 아직도 상당수 마을이 고립된 상태입니다. 지금은 복구작업이 문제가 아니라, '실종자 수색'과 '식량 공수'가 더 시급한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나흘째 고립된 인제군 덕적리를 이한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강원도 인제군 덕적리입니다.

연결 도로와 다리가 모두 끊긴지 나흘째.

헬기가 외부로 통하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푸름이 가득했던 마을은 순식간에 황무지로 변해버렸습니다.

마을앞을 가로지르던 개울은 사나운 급류가 흐르면서 커다란 계곡이 됐습니다.

나흘 전까지 멀쩡했던 도로는 흔적조차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마을 입구는 산에서 쏟아져내린 토사로 꽉 막혔습니다.

수십채의 집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던 마을의 모습은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박영신/인제군 덕적리 : 나무가 돌과 함께 밀려와 다리를 다 막았어요.]

피땀흘려 키워오던 농작물들은 토사와 낙석에 쓸려가버리고 농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습니다.

고립 나흘째.

복구작업은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실종된 이웃을 찾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아들을 간호하러 읍내로 나가던 길에 집과 함께 급류에 쓸려나간 마 모씨.

이웃들은 곳곳을 뒤졌지만 유류품 몇 개만 찾았을 뿐입니다.

[신춘녀/인제군 덕적리 :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그래도 빨리 찾았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오늘에서야 소방당국이 헬기를 동원해 비상식량을 공수했습니다.

그나마 오늘 오후부터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식량 수송은 중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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