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아픈 시아버지를 일흔이 되도록 돌봐온 어머니가 안쓰러웠던 아들이 할아버지에게 제초제를 주사하고 자신도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고령화 시대 노인이 노인을 봉양해야하는 농촌사회에서 벌어진 기막히고도 안타까운 사연.
권기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상남도 고성군의 한 농가주택.
어젯(28일)밤 9시 쯤 38살 강 모씨가 92살 된 친할아버지에게 제초제를 주사했습니다.
자신도 흉기로 자해했습니다.
강 씨와 할아버지는 강 씨의 어머니 69살 이 씨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태입니다.
이웃들은 강 씨가 평생 시아버지를 봉양하느라 고생한 어머니를 안쓰러워했다고 전했습니다.
거기다 강 씨의 아버지가 어제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자 강 씨의 걱정은 더욱 커졌다고 회사 동료들은 전했습니다.
[강씨의 회사 동료 : 자기 할아버지 아파서 왔다갔다할 일이, 사무실 비울 일이 자주 있었지, 그 외에는 다른 일 없었습니다. 장남이고 장손이다 보니까, 병원에 모시고 가는 일은 있었죠.]
전문가들은 노인이 더 나이 많은 노인을 봉양해야 하는 농촌사회에 일어난 비극이라고 말합니다.
[김승권/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본부장 : 농촌지역에서는 노인을 부양할 수 있는 그런 체계가 미흡하기 때문에 또 다른 사회문제를 다양하게 양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 봉양은 개인과 가정에만 맡길 수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