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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칼럼]가당치 않은 황제 파문

<8뉴스>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들을 우울하게 만든 사건들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른바 '황제골프'니 '황제테니스'라는 이름의 사건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골프나 테니스를 치는 것은 자유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공직자가 자신의 돈을 내고 치는 것이 아니라 남이 돈을 대 주는 이른바 접대를 받는 것이라든지, 다른 시민들의 접근을 막고 독점적으로 치는 것이 문제라고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공직자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는 총리나 서울시장이 바로 이런 소동에 연루되었다는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사실 우리의 공직윤리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나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 사이에 부패방지법이 제정되고 국가청렴위원회가 설치되었습니다.

공직자윤리강령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당시 조선시대 공직자들의 행태에 대해 "목민관이라는 자들은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으로 제 자신만 살이 찌고 있으니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느냐"라고 질타했습니다.

지난 몇 주 동안 다산의 이 말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공직의 길은 결코 군림이나 탐욕의 자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봉사와 헌신의 자리라고 할 것입니다.

황제라는 단어가 가당치 않습니다.

그야말로 국민의 심부름꾼이고 머슴이어야 합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 이 나라의 모든 공직자들이 옷깃을 여미고 다시 공직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그런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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