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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군대 내 성폭력

'사병 15.4% 성폭력 피해 경험"

<8뉴스>

<앵커>

이렇게 폐쇄적인 공간에서 성폭력이 가해질 때, 피해자는 더 절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엔 '군 부대'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의 실태를 보시겠습니다.

김정윤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재작년 군에 입대한 김모씨.

이등병 시절이던 지난해 3월 간부 숙소에 갔다가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김모 씨(군대 성폭력 피해자) : A간부가 샤워를 끝내고 알몸 상태로 나왔어요. 내 성기 크지 않느냐는 식으로, 보라는 식으로 나오니까... 그게 역겹기도 하고, 더럽기도 해서...]

김씨가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자, 가해 간부는 김씨를 집단 따돌림하는데 앞장섰습니다.

다른 간부들의 성희롱도 이어졌습니다.

[(B간부가) 지나가면서 젖꼭지도 꼬집고, 엉덩이도 한번 쓰다듬고, 뒤에서 한번 껴안은 것도 있고...]

거듭된 스트레스에 김씨의 머리카락은 물론 온 몸의 털과 수염, 속눈썹을 포함한 온 몸의 털이 모두 빠졌습니다.

[온 몸의 털이 빠질 줄은 몰랐는데 샤워하면서 털이 없으니까, 털까지 빠지네....]

뒤늦게 조사에 나선 군은 파문을 막는데 급급합니다.

[육군본부 공보담당관 : 가해자는 거기에 대해 그 정도는 아니다. 자기는 장난삼아 했다는 건데, 강요성보다는 서로 잘 아는 사이니까...]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당연한 성폭력입니다.

[권인숙/명지대학교 교수 :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받는 성적 충격이라든가 상처가 있다면 그건 성폭력인거죠. 가해자가 이런 의사를 가졌다는 게 성폭력을 구성하는 건 아니거든요.]

지난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는 사병의 15.4%가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또 군대 성폭력 가해자의 81%는 이미 피해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곡된 군대문화 자체를 바꾸지 않는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계속 나올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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