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 실세였던 김기섭씨가 어제(1일)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의 불법 도청 수사, 점점 더 윗선을 향하고 있습니다.
김수형 기자입니다.
<기자>
전 안기부 기조실장과 운영차장을 지낸 김기섭씨의 검찰 조사는 8시간 반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핵심 측근으로 미림팀의 도청 정보를 비선라인을 통해 김씨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을 집중 추궁받았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이런 의혹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김기섭/전 안기부 기조실장 : 저는 인사, 예산 담당입니다. 저는 정보 라인이 아니다 이거죠. 그러니까 정보가 없는 사람이 어디다가 뭘 보고합니까?]
오정소 전 안기부 차장과 함께 미림팀의 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 또한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전혀,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김씨는 이미 지난 2001년 신한국당의 안기부 예산 불법 전용 사건과 지난해 현철씨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등과 관련해 기소돼 처벌된 바 있습니다.
김씨의 소환으로 당시 안기부 차장급 인사들에 대한 조사가 일단락됨에 따라 검찰은 다음주 권영해, 김덕 전 안기부장도 잇따라 부를 방침입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수사를 통해 도청 정보의 외부 유출 정황이 드러나면 김현철씨의 소환도 적극 검토할 방침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아울러 이동통신사의 협조 아래 휴대전화의 기지국 간 유선 구간에서 국정원의 도청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풀기 위해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조만간 나설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