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교에서 학생들의 머리 모양을 규제하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유병수 기자입니다.
<기자>
학생들의 더벅머리가 이발기계로 잘려나갑니다.
교사가 학교규정보다 긴 학생들의 머리카락을 직접 이발기계로 밀어 버립니다.
전국 2068개 고등학교 가운데 93%인 1924개 학교가 두발을 강제 규제하고 44개 학교가 강제로 머리를 깍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교 3년생 : 도망다니죠. (만약 걸리면요?) 머리가 길다고 걸리면 그냥 선생님께 잘려요, 그 자리에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렇게 학교에서 학생들의 머리모양을 제한하고, 강제로 깍는 것이 명백한 인권침해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또 학생 두발 관련 학칙을 마련할 때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학생들은 일단 환영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반응입니다.
[고교 3년생 :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학생회와 같이 협의한다고 그랬는데, 교장선생님이 우리 학교는 그냥 변함없이, 그렇게 바뀐 것 없이 그대로 간다고.]
일선 교사들도 원칙은 세우겠지만, 실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노용안/서울 동성고 교사 : 아이들 머리가 길고 짧은 것은 이것 하나만 놓고 보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파생되는 다른 문제점이 있기 때문데...]
교육부는 이미 학생대표가 참여한 협의체를 통해 자율적으로 두발규제 학칙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인권위의 결정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