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간업체가 자기 돈 들여 지은 뒤에 통행료를 받아서 건설비를 뽑고, 수익도 남기는게 이른바 민자터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매년 수십억원씩의 예산, 즉 세금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이정국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인천의 문학터널 앞.
출근시간인데도 차량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한산한 문학터널과는 대조적으로 터널을 우회하는 이 도로에는 차량들이 길게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시민 : 요금을 줘가면서 이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3년전 개통된 이래 통과차량은 하루 평균 2만2천대, 예상통행량의 절반도 안됩니다.
지난해 7월에 개통된 천마터널은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천마터널 운영업체 직원 : 저희가 (하루 통행량을) 2만9천대 정도 예상했었는데 지금 8천대 정도 해서 23~24% 정도 다니고 있죠.]
인천시는 터널 통과차량이 예상통행량에 미달할 경우 적자보전이라는 명목으로 예상통행량의 90%까지 시 예산으로 채워주고 있습니다.
문학터널에는 한해 53억원, 천마터널은 46억원이 지원될 예정입니다.
[이호진/인천시 도로과장 : 현실적으로 투자자가 기반시설 투자할 때는 그 정도는 보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업체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인천시가 적자보전의 기준이 되는 예상통행량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추연어/인천시의원 : 외형상으로는 1년에 17억의 적자를 낳았다고 하지만, 내용적으로 들어가면 50억의 흑자를 본셈이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4일) 또 하나의 민자터널이 개통됐습니다.
예상통행량은 4만2천대. 역시 의혹입니다.
[유정대/인천시 간석동 : 700원씩 내고 거길 누가 다니냐, 5분 차이도 아닌데..]
만월산 터널도 혈세를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고 시민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