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석사부부가 서울 생활을 과감히 접고, 두메산골에 내려가 부농으로 성공했습니다. 이들부부가 인터넷에 올리는 귀농일기가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테마기획에서 남달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하늘 아래 첫 동내라는 경북 울진의 통고산 중턱.
45살 박찬득씨 부부의 새 삶의 터전입니다.
부부 모두 대학원을 마친 석사 출신.
서울의 대기업과 공기업에서 근무하던 생활을 접고 지난 99년 이곳으로 내려왔습니다.
도심의 메마른 생활이 싫었습니다.
[배동분/울진국 서면 : 도시에서나 농촌에서나 양손의 떡을 모두 쥘 순 없잖아요. 한가지 떡을 쥔다면 '나는 아이를 자연에서 키우겠다'. 그리고 '삶의 방식을 바꾸겠다' 하는 쪽을 저는 손을 들었죠.]
8천여 평의 비탈밭을 사들여 농사일을 시작한 지 7년.
이제는 어엿한 농사꾼입니다.
[내일 비 또 오면 풀만 자라겠네. 큰일났네.]
외부와의 유일한 통로인 2002년 개설한 인터넷 게시판 '하늘 담은 농장'
[주어지는 대로 사는 마음, 하늘과 같은 마음이잖아요. 비 내리면 비 맞고 (하늘이) 내려 주는 대로 살아야죠.]
귀농 일기가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귀농 문의가 잇따르면서 2년 새 26만여 명이 방문했습니다.
산 약초로 기른 유기 농산물 주문도 밀려들었습니다.
[만족할 수 있어요. 작은 일에 기뻐 할 수 있고 작은 걸 꿈꿀 수 있고, 그게 가능한 게 너무 좋죠.]
산새소리 가득한 통고산 자락엔 석사 농군의 행복이 묻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