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 두 나라 대통령의 만남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온 사람이 있습니다. 27년 동안 미국 정부에서 우리말 통역을 해왔던 김동현씨가 은퇴를 앞두고 그간의 비화를 공개했습니다.
테마기획, 워싱턴 김성준 특파원입니다.
<기자>
김동현 통역관은 한국의 대통령들이 듣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는 충고로 27년 이야기 주머니를 열었습니다.
한국 대통령들은 자기 입장을 설명하는데만 몰두해 미국의 속내를 듣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김동현/미 국무부 통역관 : 내가 느낀 것은 한국측이 미국 대통령에게 뭘 좀 물어봤으면 좋겠는데 묻지는 않고 자기 얘기만 와서 하나...]
미국에게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고 다리를 꼬고 앉았던 한 대통령의 일화를 들어서 형식보다 실리에 치중할 것도 당부했습니다.
김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논리, 김영삼 전 대통령은 현안 소화력,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자료없이 말을 풀어가는 능력 면에서 인상적이었다고 촌평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This man, 노무현 대통령에게 Easy man이라고 말한 것은 무례한 표현이 아니었다고도 해명했습니다.
[김동현/미 국무부 통역관 : 어떤 문제를 논의하는데 있어서 말하기 어려운 상대가 아니고 쉬운 상대라는 뜻으로 얘기한 겁니다.]
또 한·미 관계와 관련해 김씨는 위기가 오더라도 늘 그랬던 대로 잘 극복할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