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콩팥과 간, 그리고 골수, 살아서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장기는 이 세가지라는데요, 이 모두를 떼어준 장기 기증자가 나왔습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테마기획에서 이대욱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두 달에 한 번씩 꼬박 꼬박 헌혈을 해온 45살 최정식 목사.
벌써 150차례나 남을 위해 헌혈을 했지만 오늘(20일)은 자신을 위한 헌혈입니다.
사흘 후면 골수 기증을 위해 엉덩이 뼈에서 1리터에 가까운 골수를 빼야 하는 최 목사.
오늘 뽑아놓은 피를 수술 당일 보충해야 합니다.
수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혈액투석 환자들을 위한 식사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최정식(45)/목사 : 내가 건강할 때 도와주고 내가 어려울 때는 도움을 받고 그런게 아니겠어요. 서로 돕고 사는 사회니까...]
최씨는 12년 전 콩팥을 거리낌 없이 남에게 줬습니다.
그리고 3년 전에는 50대 간경화 환자에게 간의 절반을 떼어줬습니다.
[김해영/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 이 시대의 큰 빛이죠. 우리도 꼭 그렇게 해야죠.]
최씨는 수술의 두려움보다 행여 남을 돕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이 더 큽니다.
[내 상태가 나빠서 못주게 될 까봐 걱정이지 자기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사흘 후면 장기기증 3관왕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게 되는 최 목사.
더이상 장기는 줄 수 없어도 최씨에겐 노인들을 위한 무료 요양원을 운영하겠다는 꿈이 남아 있습니다.
[그분들 지금까지 고생하셨는데 남은 여생이라도 편히 모셔드렸으면 하는 생각으로...]
남을 위한 삶이 너무나 당연한 최씨에게 몸의 일부를 떼어내는 아픔은 사랑을 실천하는 과정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