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테마] 70대 할머니, 평생 모은 재산 기증

<8뉴스>

<앵커>

70대 할머니가 삯바느질과 담배가게를 해서 평생 모은 재산을 대학에 기증했습니다.

테마기획, 박민하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서울 건국대학교 후문 근처에 있는 2층 건물.

시가 4억6천만원인 이 건물은 올해 일흔둘인 이순덕 할머니가 평생을 모은 돈으로 지난 88년 마련한 것입니다.

할머니는 오늘(14일) 이 건물을 건대에 기증했습니다.

학생들을 상대로 모은 재산이니 학생들에게 돌려준다는 게 할머니의 뜻입니다.

[이순덕/72세 : 돈이 없어서 가난해서 학교 못 오는 학생들, 등록금 없어서 못 내서 못 오는 학생들...]

가진 것을 모두 아낌 없이 줘버리고 난 뒤 비로소 할머니의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항상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서 걱정이 됐었나봐요. 마음이 시원하고 홀가분해요.]

고향이 황해도 연백인 할머니는 6·25 동란을 피해 월남했습니다.

고향에 두고 온 두 여동생이 평생 마음의 짐이었습니다.

[둘째 동생은 배고프면 밥 찾아 먹을 수 있지만 얘(막내)는 그것도 못 할 때예요.]

월남 직후 강화도에서 만난 남편과 헤어지고 60년대 초 홀로 서울 건국대학교 근처에 정착했습니다.

담배도 팔고 양공주들의 삯바느질도 해주며 악착 같이 돈을 모았습니다.

[윤숙자/이웃 주민 : 옛날에 골덴치마 입었는데 앞이 떨어지면 돌려서 입고 사셨다고 그래요. 정말 안 잡수시고 안 쓰고 모은 돈이에요.]

4년 전부터 난치병인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

모든 것을 기증하고 남은 소망은 북에 두고 온 동생들의 생사라도 듣는 것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