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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불난데다 장애인이라 제대로 대피 못해

<8뉴스>

<앵커>

희생자들은 빠른 판단과 대피가 어려운 정신지체 장애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공장에는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어서 권준범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8일) 불이 난 장갑 제조 공장은 종업원 2백여명 가운데 장애인이 79명이나 되는 장애인 고용 모범 업체입니다.

이들 가운데 정신지체 장애인 20명이 기숙사에서 숙식을 하고 있지만, 6명은 외출을 하고 오늘은 14명이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5, 6세 어린이의 지능 밖에 되지 않아 비상시를 대비한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어야 했습니다.

기숙사는 이 곳 정문 바로 위에 위치하고 있어 쉽게 빠져 나올 수도 있었지만, 놀라 우왕좌왕하는 장애인들을 인솔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경비원이 기숙사 문을 두드리며 화재 사실을 알린 뒤 급하게 빠져나가 14명의 장애인들은 자신들끼리 유독가스와 불을 뚫고 나와야 했습니다.

[김진곤 (공장직원) :불이 났다고 소리 질러서 일어나 보니까 앞이 안보이고 캄캄해서 창문 방충망을 뜯고 뛰어내렸습니다. (기숙사 안으로 들어온 사람 봤어요?) 못봤는데요.]

또 공장과 기숙사 내부가 샌드위치 패널로 돼 있어 이 패널이 타면서 내는 유독가스에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장애인 4명이 질식돼 결국 숨졌습니다.

이와 함께 변압기가 폭발해 불이 난 지 50분 뒤에 소방서에 신고되는 등 화재 발견이 늦은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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