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돗물 정수에 쓰이는 활성탄까지 저질 중국산이 사용됐습니다. 눈가림으로 잇속을 챙기려는 업자들의 소행이었는데 그 뒤에는 돈을 받고 뒤를 봐준 정부산하기관의 연구원이 있었습니다.
신승이 기자입니다.
<기자>
수돗물 정화작업이 한창인 수도권의 한 정수장입니다.
수조바닥에 깔려 있는 알갱이는 숯 성분의 활성탄.
물 속의 중금속과 불순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활성탄 1g당 요오드성분 950mg을 흡착할 수 있어야 합격품.
그러나 김 모씨 등은 기준에 못 미치는 값싼 중국산 활성탄 수억원어치를 공급했습니다.
중국산이 사용된 곳은 전국 30여개 정수장 중 7개 정수장입니다.
[전문가 : 불량 활성탄이 쓰이면 물 속의 불순물을 잘 못 잡아 내니까 수돗물의 맛이 변하고 정화 정도로 떨어져 질이 나빠집니다.]
정부산하기관 연구원인 임 모씨는 업자들의 뒤를 봐줬습니다.
천여만원을 받고 가짜 품질 합격 증명서를 써줬습니다.
[성시웅/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 기준 적합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곳이 한국화학시험연구원 한 곳밖에 없습니다. 검사 자격자 기준이 정비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담당자에게 로비만 하면 얼마든지 가짜 증명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검찰은 특히 심사 구조의 허술함이 저질 활성탄 납품을 부추겼다고 보고 지속적인 단속을 벌이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