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홀로 사는 노인을 찾아가 집을 수리해주는 봉사대가 있습니다. 60살을 넘긴 은퇴자들로 구성된 할아버지들이 그 주인공인데, 말 그대로 아름다운 황혼입니다.
테마기획에서 이강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경기도 성남시 일흔 여섯살 박부순 할머니가 홀로 지내는 집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검게 변색된 부엌벽을 칠할 준비에 바쁜 노인들. 모두 예순살 이상 은퇴한 사람들로 구성된 홈-하우징 캐어 봉사대입니다.
[김종진/봉사대원 : 본인 손으로 못하고 있는거, 그게 굉장히 안타까워요. 우리가 자식된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쓱쓱싹싹 익숙한 손놀림에 부엌이 금세 환해졌습니다.
[박부순(76) : 새카맣던게 환해졌잖아요. 그래서 고맙다고요.]
이 지역에 사는 독거 노인만 모두 2백여명. 대부분 한달에 십만원인 집세 내기도 벅찬 형편입니다.
[최죽희(82) : 집세 내란 말도 아니하고 할머니 몸이나 건강하란 말하고 이러니 어떻게 고쳐달라 하겠소.]
어느덧 백차례 가까이 봉사를 했지만 보수는 노인들 웃음만 봐도 충분합니다.
[윤영빈/봉사대원 : 일하고 갈때가 좋죠. 노인들이 좋아하시니까요, 고쳐주면.]
구석진 곳에 빛을 비추는 것이 좌우명이라는 할아버지 봉사대.
[정형주/봉사대장 : 가진 기술로 사회를 위해서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시고 그러면 굉장히 젊어지고 건강해집니다.]
낮은데로 임하는 이들의 정성은 세상 어두운 곳에 환한 빛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