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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화재대비 시설 '눈가리고 아웅'

<8뉴스>

<앵커>

터널 안에서는 대피가 힘들기 때문에 작은 불도 자칫 큰 사고로 번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비시설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제 구실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병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해 서울 홍지문 터널 안에서 차량 추돌사고가 일어났습니다.

48명이 연기에 질식해 크게 다쳤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도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소방법상 반드시 설치해야 할 자동 화재탐지 장치나 비상 경보설비, 비상 콘센트 등은 아직도 없습니다.

이 곳을 포함해 정릉, 구룡, 남산1·3호 터널 등 5곳은 길이가 천미터가 넘는 데도 자동화재탐지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기도 산본에 있는 수암 터널입니다.

터널 길이가 천2백미터나 되지만 독한 연기를 피해 빠져나갈 수 있는 연결 통로는 단 한 개입니다.

인근의 수리터널은 천8백미터, 그러나 피난 통로는 단 두 개 뿐이고 통로 간 거리도 6백미터가 넘습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시설일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한국기계연구원의 실험 결과 사람이 연기에 의식을 잃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거리는 최대 204미터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고속도로 터널 268곳 중 147곳이 비상 통로 간 거리가 5백미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태환/한나라당 의원 : 긴급히 인명을 구조하기 위해서는 200m 이내에 비상대피 통로가 설치돼야 합니다.]

미국과 노르웨이는 통로 간 거리를 각각 2백미터와 2백50미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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