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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 물고기 죽이는 '불법 그물' 활개

<8뉴스>

<앵커>

정부가 최근 '불법 어업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바다속에 미로처럼 얽힌 각종 불법 그물 때문에 어린 물고기조차 남아나지 않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송욱 기자입니다.

<기자>

경상남도 통영 앞바다.

허가 없이 그물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는 곳입니다.

섬 주변으로 페트병들이 떠 다닙니다.

쓰레기 같지만, 모두 눈속임입니다.

페트병 밑으로 몰래 설치한 그물이 주렁주렁 이어져 있습니다.

속칭 '돌주복'이라는 불법 그물입니다.

[유유근/불법어업대책위 : 고기가 다 그물안으로 들어가게 돼 있습니다. 치어가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로 작지 않습니까?]

취재진이 2시간 동안 섬 주위를 돌며 찾아낸 불법 그물은 수십개나 됐습니다.

남해안의 또 다른 지역, 전라남도 완도 앞바다입니다.

이곳 역시 페트병들이 널려 있습니다.

끌어 올려보니 불법 그물인 '삼중자망'입니다.

[박갑출/불법어업대책위 : 바깥에 넓은 코로 돼 있고 안에는 촘촘한 코가 있고 큰 고기든 작은 고기든 전부 다 감겨서 잡힙니다.]

수심 15m 바닷속은 불법 그물 천지입니다.

손가락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로 촘촘합니다.

길이만 백미터가 넘습니다.

한쪽에서 어른 팔뚝만한 물고기가 그물에 감겨 있습니다.

작은 치어도 몸을 반쯤 구부린채 죽어 있습니다.

아직까지 살아 있는 물고기가 발버둥을 쳐봅니다.

그럴수록 불법 삼중자망은 더욱더 몸통을 조입니다.

[어민 : 배운게 그것뿐이고 그게 돈벌이가 잘되고 솔직히 말해서 합법적으로 하는 어업은 돈을 많이 못 법니다.]

치어까지 다 잡아 버리는 삼중자망은 제작부터 판매, 사용까지 법으로 엄격히 금지됐습니다.

그러나 항구에서는 버젓이 불법 그물을 주문, 제작하고 있습니다.

[어구판매상 : (얼마나 걸려요?) 일주일이면 되죠. 인건비만 12만원 되죠. 그것만 전문적으로 파는데가 있어요.]

하지만 단속의 손길은 아직 멀기만 합니다.

[경남도청 관계자 : 3중자망은 (단속) 건수가 없습니다. 불법이 없어서 단속 안한건 아니고 소형저인망 어업을 단속을 하다 보니까 주력을 못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불법어업을 뿌리 뽑으라고 지시한지 한달.

하지만 바닷속에 감춰진 불법 그물들은 여전히 물고기 씨를 말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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