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남의 산골마을들이 요즘 시도 때도 없는 멧돼지들의 분탕질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땀흘려 키운 결실을 지켜내기 위해 농민들이 멧돼지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남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깊은 밤, 산골마을에 야생 멧돼지가 찾아 왔습니다.
조심조심 주위를 살피더니 논바닥을 헤집으며 벼 이삭을 훑어 먹습니다.
밤나무 숲을 돌아 다니며 밤을 깨먹기도 합니다.
[경남수렵협회 : 곡식 익을 때가 다가오니까, 해만 지면 멧돼지나 고라니가 몰려와서 다 싹쓸이를 해갑니다.]
멧돼지가 한번 지나간 논밭은 쑥대밭으로 변하기 일쑤입니다.
다 익은 벼가 여기저기 쓰러져 있습니다.
[이효근/경남 의령군 칠곡면 : 일년에 피해나는 게 돼지들이 밤 1/3 먹고 우리가 2/3쯤 갖고 그러지...]
들판에 밤새 라디오를 틀어놓고, 나뭇가지로 울타리를 만들어 봤지만 피해를 막기는 역부족입니다.
결국 사냥개와 엽총이 동원됐습니다.
바위 틈에 숨었던 멧돼지와 사냥개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한쪽에서는 또 다른 멧돼지가 들판을 질러 달아납니다.
황급히 풀섶에 몸을 감췄지만 눈 밝은 포수에게 곧 잡히고 맙니다.
멧돼지와의 전쟁은 벌써 몇년 째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천적이 없는 멧돼지가 크게 불어나면서, 산에 먹이가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숲이 울창해지면서 자꾸 늘어나는 야생동물이 농민들의 새로운 골칫거리가 됐습니다.
동영상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