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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사라진 1번 버스 '역사 속으로'

<8뉴스>

<앵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버스 노선은 1966년에 생긴 1번 버스입니다. 버스체계 개편으로 이제 1번버스는 없어졌죠.

25년간 1번 버스를 운행해온 한 기사를 테마기획에서 김윤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버스 운전을 시작한 지 25년, 63살 이순학씨는 사반세기 긴 세월 내내 1번 버스만 몰았습니다.

그러나 어제(30일), 막차 운행을 끝으로 1번 버스는 이제 추억이 됐습니다.

[이순학/버스기사 : 25년간 다니던 도로, 어디가 노면이 울퉁불퉁한 지 그런 것 까지도 전부 다 훤했죠...]

이씨가 오늘(1일) 새로 배정받은 버스는 1020번, 첫 운행에 나선 이씨에게 차도 길도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합니다.

[버스승객 : 청운중학교 가죠?]

[이순학/버스기사 : 청운중학교는 오늘 처음 운행해서 잘 모르겠네요... 내 집에서 다른 집으로 이사가는 서먹서먹한 기분이네요.]

1966년, 한강을 건너는 다리가 2개 뿐이던 시절.

서울 최초의 노선버스로 운행을 시작한 1번 버스는 강북에서 강남을 이어주는 시민의 발이었습니다.

이씨는 정릉에서 출발해 방배동을 돌아오는 4시간 노선을 오가며 수많은 삶과 애환을 싣고 내렸습니다.

[이순학/버스기사 : 15, 16살 이런 안내양들이 많았다고요, 손님이 겁이 나가지고...고사리 같은 손을 가지고, 완전 울어요. 울어....]

수십년 단골 손님들에겐 1번 버스의 은퇴가 아쉽기만 합니다.

[시민 : 고향가려면 항상 1번 버스만 탔는데...]

[시민 : 서운하죠, 그거 왜 없앴는지 모르겠어요.]

40년 동안 쉼없이 거리의 역사 속을 달려온 1번 버스.

1번 버스에 청춘을 담아 보낸 노장기사는 애써 서운함을 감춥니다.

[이순학/버스 운전기사 : 운전은 아주 베테랑 급이지만 서툰 운전 실력이 나오네요. 그것도한 이십일 다니면 다 암기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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