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타이이타이병'. 지난 1950년대 일본이 공업화의 대가로 혹독하게 앓았던 공해병입니다. 이 공해병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집단 발생했습니다.
김용태 기자입니다.
<기자>
주민 절반 이상이 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는 마을입니다. 여기저기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눈에 띕니다.
[이필남/마을 주민 : 유모차를 밀고 다니지 않으면 허리가 아파서 움직일 수 조차 없습니다. 무릎 관절은 만성적으로 아픕니다.]
가족 전체가 아픈 집이 많습니다. 외지에 나가있는 자식들도 같은 증상입니다.
[공노동/마을 주민 : 서울에 있는 막내가 허리를 못 써요.]
주민들은 오염된 물이 원인이라고 말합니다.
마을에서 채 1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폐광입니다. 이곳에서 흘러나온 물은 곧바로 마을 하천과 합쳐집니다.
버려진 갱안은 썩은 물로 가득합니다. 물길이 흘러가는 자리는 시퍼렇게 변해버렸고 수중생물은 모두 죽었습니다.
한 민간연구소의 검사 결과 이 물속에서는 다량의 카드뮴이 검출됐습니다. 또 주민 7명을 뽑아 실시한 검사에서도 6명이 카드뮴 중독으로 나왔습니다.
[양운지/시민환경연구소 수질연구센터 소장 : 농작물이나 여러가지 경로로 사람의 몸 속으로 들어와서 농축이 되지요.]
카드뮴이 체내에 쌓이면 칼슘 흡수를 방해해 신장 장애와 골연화증, 관절통과 사지근육통 등을 유발합니다.
이른바 '이타이이타이' 병입니다.
고통을 호소하는 마을 주민 100여 명이 대부분 이타이이타이병 의심환자인 셈.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보건 당국은 마을 하천수와 식수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