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며 단식 투쟁까지 불사하는 스님이 있는가 하면, 앞장서서 수려한 자연 경관을 망가뜨린 절이 있습니다. 관할 구청의 관리 소홀도 절경 훼손에 한 몫을 했습니다.
기동취재,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바다를 향해 솟아오른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루는 부산 이기대 공원입니다.
그런데 수려한 절벽 한편은 꼭대기부터 커다란 자갈밭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다가서보니 해안 절벽은 크고 작은 암석과 토사로 뒤덮여 있습니다.
뿌리째 뽑히거나 말라 죽은 나무도 곳곳에 눈에 띕니다.
해안에 쳐놓은 철조망은 굴러 내려온 돌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엿가락처럼 휘고 끊겼습니다.
이기대에 있는 사찰에서 낙석 예방 공사를 한다는 핑계로 산 정상의 암벽을 마구 깎아냈습니다.
가파르게 암벽을 깎아내고도 주위에 간단한 안전시설조차 만들지 않아 아슬아슬할 정돕니다.
[사찰 주지 : 경사각도가 세고(가파르고) 해서 곧바로 바다 밑까지 (돌이) 굴러가요. 현재 이 공사를 한 것보다 펜스 작업을 하려면 더 큰 공사를 해야 하고..]
무자격 건설업자를 고용한 마구잡이 공사이다보니 절경만 사라지고, 사고 위험은 오히려 더 높아졌습니다.
손만 대면 암벽이 무너져 내려서 장마철을 앞두고 대형사고의 우려까지 낳고 있습니다.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였던 임도 150미터 구간은, 이젠 트럭 2대가 마음놓고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이것도 아무런 허가없이 무작정 산을 깎아 낸 것입니다.
하지만 관할 구청은 그저 몇차례 주의 공문을 보내는데 그쳤습니다.
[부산 수영구청 관계자 / : 공무원이 막기에는 참 육탄방어를 칠수도 없고, 그곳에 매일 상주를 해 있을 수도 없고..]
훼손 현장은 내년 APEC 정상회담이 열리는 동백섬에서 곧바로 마주 보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돌이킬수 없게 망가져 버린 이기대.
해안절경이 더욱 아쉽고 부끄럽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