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감축이다, 철수다 해서 가뜩이나 곱지 않은 미군들에 대한 시선이, 갈수록 꼬이게 생겼습니다. 이번엔 만취한 게 분명한 미군이 그야말로 '좌충우돌'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찰, 이번에도 어물쩍 넘어갔습니다.
김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4.5톤 트럭의 육중한 범퍼 이곳 저곳이 휘어졌습니다.
트럭 밑 브레이크 룸 덮개는 불 탄 흔적이 역력하고, 타이어도 끈적거릴 정도로 녹았습니다.
경기도 평택의 한 미군 부대에 근무하는 레이아날 상병은 오늘(31일) 새벽 1시쯤 근처 자동차 부품 공장에 들어가 차 키가 꼽힌 트럭을 몰고 도망치려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화단과 고물 적재 창고에 이어 주차된 승용차까지 들이받았습니다.
레이아날 상병이 몰던 트럭은 공장 뒤편 동물우리까지 후진으로 질주하다 오수 처리 맨홀에 바퀴가 걸려 멈춰섰습니다.
[김규학/목격자 : 보니까 완전히 만취한 상태에 있었습니다. 오바이트를 순찰차 안에다 다 하고, 미군이 무단침입해서 트럭을 훔쳐서 도망치려다 이곳 저곳을 들이받고 잡혔어요. ]
그러나 경찰은 음주 측정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평택경찰서 수사담당자 : 음주측정할 근거가 없으니까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지. 술 먹었다는 저기(증거)가 없잖아요.]
보란듯이 범죄를 저지르는 미군과, 피의자를 대충 헌병대에 넘기고만 경찰.
이것이 바로 미군 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평택시민들이 우려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