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테마]황혼의 사제간

<8뉴스>

<앵커>

선생님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사제지간의 정도 느끼기 힘든 요즘입니다. 배움이 즐겁고 가르침이 고마운 할머니, 할아버지 학생들이 있습니다.

테마기획에서 박민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오전 10시가 가까워지면서 동네 어르신들이 하나 둘 복지관으로 모여듭니다.

6,70대 노인을 위한 한글 수업. 지우개로 몇 번씩 고쳐보지만 마음같이 예쁘게 써지진 않습니다.

공책에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는 학생들의 정성과 일일이 바로 잡아주는 선생님의 열정이 여느 학교의 수업시간 못지 않습니다.

바로 옆 교실에서는 서예반 수업이 한창입니다.

스승 곁에 서서 붓글씨 지도를 받는 진지함은 흡사 60여년 전 소학교 시절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김영수(69) : 친구들하고 반에서 떠들고 놀고 선생님한테 혼나고 선생님 두려워하고, 그랬던 생각이, 그 때 시절로 되돌아가는 거 같아요.]

배우고, 어울리는 즐거움으로 할머니 얼굴엔 행복이 가득합니다.

[반건실(75) : 선생님보다 제가 3년 위죠. 어떤 때는 존경하면서도 어떤 때는 친구같고, 너무 좋아요.]

그 옛날, 정이 넘쳤던 시절을 떠올릴 수 있기에 더욱 소중합니다.

[신일재(75)/서예반수강생 : 선생님이 3년 연하네요. 배울 게 많죠. 선생님이 굉장히 박식하셔서 또 농담도 잘하시고...]

가르치는 기쁨과 배우는 즐거움이 하나되는 황혼의 스승과 제자, 이제 이들은 서로가 인생의 훌륭한 동반자입니다.

[황의창/선생님 : 내가 가르치면서 또 많은 걸 배우는 거예요, 이 어른들한테 그걸 느끼게 되죠.]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