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죽은 돼지 시에서 불법 매립

<8뉴스>

<앵커>

화재로 죽은 돼지떼를 강변에 그대로 파묻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시 공무원들이 정상 절차를 무시하고 불법 매립을 주도했습니다.

박수택 환경전문기자의 기동 취재입니다.

<기자>

지난 주말 경기도 고양시 축산농가에서 화재로 돼지 수백 마리가 죽었습니다.

농가에선 나흘만인 어제(21일) 농장 바닥을 파고 돼지 사체를 모두 묻어버렸습니다.

구덩이를 파헤치자 죽은 돼지가 무더기로 나옵니다.

위생처리라고는 횟가루를 뿌린 정도입니다.

[김경주/고양시 환경보호과장 : 매립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알기로는 이쪽의 가축주, 토지 소유주가 임의대로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화재 피해 농민 : 동네사람들이 그냥 못 묻게 했거든요. 우리가 무슨 힘이 있어요.. 시청에서 나와서 포크레인까지 대줘 가면서 묻으라고 해서 묻은 거지..]

매립 현장 바로 앞엔 실개천이 있고, 불과 100미터 거리엔 '곡릉천'이라는 하천이 흐릅니다.
하천에서 5백미터 안에선 가축 사체를 태우거나 묻을 수 없도록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강 둔치에는 돼지에게 투여하는 항생제와 호르몬제 약병, 생활 쓰레기까지 그대로 태운 더미가 수북합니다.

큰 비라도 오면 이 쓰레기는 그대로 강물로 쓸려가게 됩니다.

축산 폐수 배출구 웅덩이엔 내버린 사체가 썩어가고 그 물은 바로 강으로 들어갑니다.

[김미영/고양환경운동연합 : 이것은 하천을 죽이는 일인데, 이것을 보고 있다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축산농민 : 산업폐기물로 갖다버리도록 하려면 천상 컨테이너를 준비했다가 모아서 버리는 수밖에 더 있습니까? (그렇죠, 그렇게 안 합니까?) 글쎄요, 우리나라 축산정책이 아직 거기까지는..]

곡릉천은 경기도 양주에서 발원해 고양과 파주를 지나 한강하구로 흘러듭니다.

강을 살리자는 당국의 헛구호 속에 새 떼가 날아오는 지방 하천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