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올 여름 아테네 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를 뽑는 축구 경기가 열렸습니다. 보이지않는 공을 소리로 따라가 차는 선수들, 그 메달의 꿈을 조지현 기자가 테마기획에서 소개합니다.
<기자>
축구장 4분의 1크기의 시각 장애인 축구장이 오전부터 떠들썩 합니다.
선수 네 명이 테이프로 눈을 가리고 안대까지 한 뒤, 머리보호대를 두르면 출전 준비 끝.
눈이 전혀 보이지 않도록 조건을 맞추는 것입니다.
[악수들 하세요. (부딪히고)악수하자니 안아버리네.]
상대 선수도, 공도 전혀 볼 수 없지만, 공에서 나는 소리만 듣고도 귀신같이 위치를 알아냅니다.
골키퍼 뒤의 도우미가 박수로 골대의 위치를 알리면, 힘차게 차낸 공이 바람같이 골문을 가릅니다.
[이용현 : 사람 양쪽 귀가 뚫려 있는 게 왜겠어요. 위치 파악하라고 있는거니까, 소리로 공을 찾죠.]
하루도 빠짐 없이 연습을 해온 결과지만, 정작 연습할 장소 찾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옥형 : 지역마다 하나씩 만들어주면, 그것이 아쉽죠. 어디서나 할 수 있었으면..]
애써 드리블한 공을 헛발질로 놓쳐버리기도 하고, 골대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지만, 이들이 치열한 공 쟁탈전을 멈추지 않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송재용 : 슈팅이나 패스를 할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하라고 하는데, 말로 표현 못하겠는데요.]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 멋진 경기를 펼치면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하게 됩니다.
[박명수 : 올해 시각장애인 축구가 올림픽에 처음 들어가는데, 월드컵 4강에 들었듯이 메달 땄으면 좋겠어요.]
[최인식 : 이길 자신 있죠. 한 골도 안줄거예요. 한번 보세요.]
[김영철/시각 장애인 축구팀 코치 : 자신을 운동장에 던져버리는 이분들이 존경스러워요. 우리는 할 수 없는 거니까.이분들은 생활이지만, 존경할 수 밖에 없어요.]
장애는 불가능이 아닌 불편함일뿐이라고 믿기에 소리를 차는 사람들은 도전을 멈추지 않습니다.
[송재용 : 내 실력을 잘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즐기고 싶어요. 이기고 싶기도 하지만 즐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