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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멋대로 상환 요구

<8뉴스>

<앵커>

신용카드. 쓰는 사람에게만 신용을 요구하고 카드회사는 신용없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기분이 어떠시겠습니까. 카드대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던 한 신용불량자가 자기가 쓰던 카드사의 횡포로 낭떠러지로 내몰렸습니다.

기동취재, 하현종 기자입니다.

<기자>

[이모씨 : 계약서 가져오라니까!! (무슨 문제 있으신 겁니까?)]

한 카드사 객장에서 난데없는 소동이 벌어집니다.

말리는 직원을 아랑곳하지 않고 고객은 계속 소리를 질러댑니다.

[이모씨 : (선생님 여기서 이러지 마시고..) 아니, 난 할 얘기하는거야..왜 내가 얘기도 못해!!

2002년 3월, 카드 할부로 자동차를 구입한 42살 이모씨.

할부 이자를 꼬박꼬박 내왔는데도 갑자기 원금 2천만원을 한꺼번에 갚으라는 통지서가 날아오자 카드사를 찾아온 것입니다.

[이모씨 / 할부 구매자 : 자기들 마음대로 (계약)취하를 하고 2천 백만원을 한꺼번에 갚으라고 하니까 이거 너무 억울하고.. 잠도 못자고...]

2002년 4월, 같은 회사의 같은 대출상품을 통해 천9백만원짜리 자동차를 구입한 33살 현모씨.

연 9.9%의 이자를 2년동안 내왔지만, 지난 5일 대출 연장일이 되자, 갑자기 원금을 모두 상환하라고 통보받았습니다.

현씨가 지난해 10월 신용불량자가 됐기 때문에 대출 연장을 해줄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현모씨/할부구매자 : 기분이 그냥 죽고 싶었죠, 뭐. 이 돈을 어떻게 갚아야하나. 일주일만에 연락이 와가지고. 다 갚아라 무조건 그러니까.]

카드사는 한술 더떠 현씨에게 원금을 갚지 못한다면, 연 이자가 38%나 되는 새 대출상품을 받으라고 강요했습니다.

현씨는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모씨/할부구매자 : 그렇게라도 안하면 그 돈을 다 갚아야 하는데.. 그렇다고 제가 장기를 팔아야겠습니까. 돈을 한꺼번에 내라는데 어떡합니까. 장기를 팔아서 돈을 마련할 수도 없고. 울며 겨자먹기로 신청을 했죠.]

결국 연 이자는 38%로 3배 이상 뛰었고, 현씨는 3년동안 거의 원금에 맞먹는 천3백만원을 이자로 더 내게 됐습니다.

사채 고리나 다름없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지만, 회사측은 잘못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카드사 직원 : 재대출이 안되는 회원이니까 중도에 상환을 해달라는 명확한 의사표시로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38%) 금리를 제시하면 자동차를 매각해서라도 보통 중간에 상환을 해주시거든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카드사가 오히려 개인들의 부실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오명근/변호사 : 담보가 설정된 할부금 채무에 대해서 38%라는 고금리를 요구하는 것은 카드사들이 개인의 법적무지와 약자적 위치를 이용해서 폭리를 취하는 것입니다.]

당장의 이익과 이자율에 급급한 카드사들의 행태가 신용불량자들을 회생불능의 깊은 수렁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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