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에너지 절약대책으로 정부가 어제(22일)부터 심야시간대 대형 옥외광고와 유흥업소 네온사인 사용을 자제해야한다는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밤거리는 여전히 불야성입니다.
김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새벽 서울 강남의 한 수입차 판매점.
매장 문은 닫힌지 오래지만, 매장 안의 조명은 눈부실 정도입니다.
근처의 한 수입 명품가구 전시장도 어둠속의 등대처럼 두드러집니다.
고객이 없는 텅빈 스포츠센터 역시 건물 안팎이 환하기만 합니다.
서울 동대문 쇼핑타운은 대낮이나 다름없습니다.
건물들을 뒤덮은 화려한 네온사인은 에너지 위기를 잊게 할 정도입니다.
새벽 2시 서울의 한 유흥가.
자정이후에는 네온사인 사용을 자제해야한다는 정부의 지침은 아랑곳없습니다.
"최근에 구청으로부터 에너지 절약에 대한 연락 받은적 없어요. "
네온사인은 곧 수입, 손님을 끌기위해 절대로 끌 수 없다고 업주들은 항변합니다.
[유흥업소 사장 : 네온 사인 끄면 우린 굶어 죽죠. 12시 이후에 불 끄면 우리 같은 경우는 장사하지 말란 얘기나 다름 없어요. ]
젊은이들이 몰리는 시내 거리에서는 대낮에도 조명을 켜놓은 업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할 구청들은 한가한 소리만 늘어놓습니다.
[모 구청 담당직원 : 구체적으로 (에너지 절약) 1단계가 시행된 건 아닙니다. 시행되면 각 부서에 준비해두라고 지침을 내려놨죠. ]
구청들조차 나 몰라라하는 정부의 에너지 절약 대책.
정부는 내일부터 2백여개 시민단체와 함께 고유가 극복을 위한 에너지 절약운동을 벌여나갈 전망이지만 구호만 요란하지 않을 까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