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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박목월 시인 옛집

<앵커>

박목월 시인이 생을 마감할 때까지 12년 동안 시를 썼던 집이 서울 원효로에 있습니다. 서울시가 문화재로 등록을 추진하던 와중에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보도에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박목월 시인이 지난 1965년부터 12년 동안 살았던 서울 원효로의 집입니다.

서울시는 이 집을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신청하고 심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박시인의 집이 지난 토요일 사라져 버렸습니다.

소유주인 박목월 시인의 후손들이 다세대 주택을 신축하기 위해 철거해 버린 것입니다.

[박동규/서울대 국문과 교수, 박목월의 장남 : 건축허가 난 지가 2년전이에요. 그래도 내가 2년동안 끌어왔거든. 그런데 월급쟁이로 그 (빚에 대한)이자를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서울시는 철거 계획을 알고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한국영/서울시 문화재과장 : 구청에 협조공문도 보내고 장남께 전화도 드리고 했지만, 등록문화재는 법적으로 철거를 막을 근거가 없습니다.]

'등록문화재'는 국가 지정문화재나 시 지정문화재보다는 문화적 가치가 낮은 유적입니다.

소유주에게 주는 보상은 종합토지세와 재산세 50% 감면같은 세제혜택뿐이고, 철거나 보수도 신고만 하면 됩니다.

지난해 철거된 소설가 현진건 가옥에 이어 시인 박목월의 집까지, 재산권 행사에 밀려 문화유산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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