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세기 만에 전역한 국군포로 전용일씨가 그리던 고향 땅을 밟았습니다. 53년만에 돌아온 아들은 부모님 묘소 앞에서 목놓아 울었습니다.
남달구 기자입니다.
<기자>
열아홉에 떠났던 청년이 70을 훌쩍 넘겨 돌아왔습니다.
조카 손주들의 모습에 긴 세월 묻어두었던 혈육의 정이 복받칩니다.
아침밥을 먹는둥 마는둥 뒷산 선영을 찾았습니다.
아들을 애타게 그리다 한을 품고 떠났을 부모님 앞에 불효자는 절규합니다.
[전용일(72)/귀환 국군포로 : 어머님 이 아들들을 용서하세요.]
동생 손을 잡고 걷던 동구밖 길. 그립던 옛 동무들도 만났습니다.
[백춘옥이.백춘옥이라..아 백춘구.]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아, 나의 고향 땅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진짜 아름답다.]
[박동구/고향 친구 : 이렇게 만난 기분이 뭐라 할 수 없습니다. 저승사람 만나는 것 같지요.이렇게 만날 줄 꿈에도 몰랐지요.]
고향의 따스한 숨결. 오늘을 위해 반세기를 견뎌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