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원로 민속학자가 평생 모은 민속 자료 3만 4천여점을 국립 문화재연구소에 기증했습니다. 하루빨리 디지털 자료로 만들어 오래도록 보존해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습니다.
테마기획, 홍순준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여든 두살의 이두현 서울대 명예교수, 평생을 민속자료 수집과 연구에 주력해 온 민속학 1세대 학자입니다.
강릉 관노가면극과 진도 씻김굿 등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받게 한 민속행사만도 20여개에 이릅니다.
낡고 손때 묻은 카세트지만 40년 전 자신이 녹음한 탈춤 장면을 생생히 기억해냅니다.
이 교수는 이렇게 전국을 돌며 직접 모은 테이프와 사진, 슬라이드 등 자료 3만 4천여점을 국립 문화재연구소에 기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제는 사라져버린 1970년대 이전 민속 자료로 무형문화재의 기초 사료로써 높이 평가 받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자료들은 점점 변형돼 갔고, 이 교수는 정부기관이 자료를 영구히 보존해주길 바랬습니다.
[이두현/서울대 명예교수 : 디지털화 하는게 급해서, 책은 천천히 하더라도 슬라이드 사진은 빨리 손을 써야 하거든요. 벌서 칼라 슬라이드는 색깔이 많이 나빠졌어요.]
자식보다 소중하게 여기던 자료를 나라에 내주면서 노 교수는 우리 문화기록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습니다.
[이두현 서울대 명예교수 : 앞으로 국립민속자료원이랄까, 기록 연구소처럼 독립했으면 하겠다는 하나의 소망이죠.]
문화재청은 이 교수의 자료를 디지털 자료로 복원해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