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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대규모 특례 부정입학 '구멍'

"가짜 재직증명서 작성해 주겠다"

<8뉴스>

<앵커>

근로자들에게 대학교육의 기회를 늘려주려는 좋은 취지로 만든 산업체 위탁교육제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시험 없이 재직증명서 전문대학에 입합 할 수 있는 건데 이를 노려 가짜 재직증명서가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기동취재 2천,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대학 입시를 준비중이던 23살 이모씨는 지난달 솔깃한 광고메일을 받았습니다.

산업체 위탁교육으로 대학 입학을 100% 보장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모씨 : 좀 황당하죠. 우리가 어느 산업체에 근무하는 것처럼 서류를 대신 작성해 준다고 하더라구요}

취재진은 메일을 보낸 문제의 브로커를 찾아가 봤습니다.

{재직증명서 같은 경우 계속 근무를 해야 하는데 서류 도움을 주겠다고 했잖아요. 원칙적으로 근무할 필요가 없어요}

{(재직 증명서 같은 경우 근무를 해야 하는데 얼마나 듭니까?) 120-140 정도...}

이 브로커는 단순히 대학입학 뿐 아니라 원하는 학과까지도 적게 합니다.

{작년같은 경우에도 150명 이상 갔어요. 100% 다 들어갔죠. 떨어질 수가 없어요. 세군데 정도 합격시켜 드릴테니까 원하는 학교에 들어가세요}

실제로 이 사람이 대학에 합격시켜 준 입학생들 명단입니다. 이렇게 입학한 학생 수는 100여 명. 학교 수도 15개 대학이나 됩니다.

학생 대부분이 한 회사에 다녔던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전공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도대체 이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직접 찾아가 봤지만 이미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건물 관리인 : 무슨 대학 연락사무소라고 써 있더라구. 잠깐 있다 갔어}

확인 결과, 이 회사는 단순한 수험서 판매회사 였습니다. 대학 입학을 미끼로 대학 지원자들에게 돈을 받은 뒤 가짜로 재직증명서를 만들어줬습니다.

{업체 사장 : 더러는 돈을 받고 이렇게 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거기 있는 직원들이 다 모집을 그렇게 했으니까}

그렇다면 해당 대학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

{A대학 직원 : 저희 뿐만 아니라 서류만 되면 받지 회사에 가서 일일이 확인하진 않아요}

제대로 재직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서류만으로 입학시켜줬다는 얘기입니다. 브로커를 통해 입학한 학생들의 재직 증명서를 확인해봤습니다.

하나같이 같은 날, 같은 회사에 입사했던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B대학 직원 : 아 이걸 봤으면 의심할 만도 했겠네. 전부 다 동일한 날짜네}

{실제 재학생 : (회사 안다니는데 들어가도?) 네. 괜찮아요. (학교 다니는데는 별 지장없으세요?) 전혀 없고요}

관리 감독을 맡은 교육인적자원부는 아예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담당 공무원 : 매학기마다 재직 사실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걸 통해서 확인토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브로커가 활개를 치고 있다는 사실 모르세요?) 그 얘기는 처음 듣습니다.}

일하는 자에게 대학 교육의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만든 산업체 위탁교육 제도, 대학과 관계당국의 허술한 감독 속에 브로커가 활개치면서 뿌리채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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