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초등학생들이 외상거래를 하고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게 됐다면 어떻게 이해가 가십니까? 신용불량 문제가 날로 심각해진 요즘 학교 앞 가게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임상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업을 막 끝낸 초등학생들이 학교 앞 문구점과 분식점으로 몰려듭니다.
{(외상돼요?) 여기서 먹게? 엄마한테 얘기해라.}
{초등학생 : (외상하는 아이들이 몇 명이나 돼요?) 한 반에 한 10명 정도 돼요.}
외상장부에는 아이들 이름과 외상 액수가 빼곡이 적혀 있습니다.
{학교앞 문구점 주인 : 액수가 만 원 단위죠. 금방 가져다 주는 애들만 (외상)주지 안 줘요. (애들이) 잘 잊어버려서 내가 반으로 찾아가요.}
빚이 몇 만 원으로 불어나 갚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아이까지 있습니다.
{문구점 주인 : 이게 지금 한 2학년 때부터 쌓인 거예요. 얘는... 엄마는 안 왔는데 약속을 자꾸 어겨 가지고...}
외상을 주지 않으려다가는 오히려 학부모로부터 호통을 당하기도 합니다.
{문구점 주인 : 어떤 엄마들은 맡겨 놓고 가요, 한 2만원 정도... 자기 아들이 찾는 건 뭐든 지 다 주래.}
이렇게 외상거래를 밥 먹듯 하는 아이들은 절제가 무엇인지 알 턱이 없습니다.
실제로 한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 용돈이 생기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무 계획없이 써버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미라/수원 YMCA 간사 : 아이들이 자기 용돈 범위 내에서 체계적으로 쓸 수 있는 그런 것들은 가정에서 가르쳐 주시면 아마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신용불량자 3백만 시대. 이 시대를 사는 어린이들은 일찌감치 그릇된 소비습관에 길들여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