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분할 허가, 임대상인들만 골탕

<앵커>

구청의 어이없는 행정조치로 2백 명이 넘는 상인들이 1년 째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구청측은 감사원에 허위 보고까지 하면서 잘못을 감추기에 급급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 이병희 기자입니다.

<기자>

남대문 근처에 있는 한 수입상가입니다.

이 상가를 인수한 업체는 지난해 6월 등기상 1개의 매장으로 돼 있는 지하1, 2층을 6백여 개로 분할해 달라는 신청을 했습니다.

임대만 하고 있는 매장을 여러 개로 나눠 팔기 위해서였습니다. 관할 중구청 담당 공무원은 현장 조사도 없이 분할허가를 내줬습니다.

{담당 공무원 : (안 가고 그냥 일반적으로 허가합니까?) 그렇죠. 건축물 전환에 대해서는 현장을 조사할 의무가 없다니까요}

하지만 현장조사 없이 허가를 내주는 것은 명백한 규정위반입니다.

{건설교통부 담당 공무원 : 원칙은 현장 확인 하는게 원칙이다. (현장 조사는 누가합니까?) 담당 공무원이 해야죠.}

상가를 인수한 업체는 허가를 받은 뒤 분양에 들어갔습니다. 임대 상인들은 수억 원짜리 매장을 사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1억 원이 넘는 권리금은 한 푼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임대 상인 : 분양가를 고액으로 책정해두고 사든지 아니면 나가라. 이런 식으로 하면서 날마다 명의 변경을 다른 사람에게 하니까 저희는 하루 하루가 불안했었어요.}

상인들이 분할허가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중구청은 뒤늦게 현장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매장을 분할하는 칸막이가 제대로 안 됐다는 이유로 허가를 내준 건물에 범칙금을 다시 부과했습니다.

{담당 공무원 : 우리가 봐도 구조상 구분이 안 돼있는 건 잘못된 거니까 어떤 식으로라도 조치를 해야겠더라고요.}

중구청은 또 담당 공무원이 형사 고발됐지만 경찰에서 무혐의 처리됐다고 감사원에 보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달랐습니다.

{남대문 경찰서 조사계장 : 그런 사람 고발된 적 없어요. 아! 고발이 안 됐는데 무혐의는 말도 안 되지.}

명백히 허위보고를 한 셈입니다. 주먹구구식 허가에 허위보고까지. 중구청의 잘못 감추기에 여념이 없는 동안 임대상인들은 1년째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