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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장애인 김종찬씨, "남 돕는게 행복"

<8뉴스>

<앵커>

하반신을 쓸 수없는 중증 장애인이 삼륜 오토바이로 20년째 산골 노인들의 발이 돼 주고 있다면 쉽게 믿으시겠습니까?

테마기획,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삼륜 오토바이가 꼬부랑길을 달려 읍내 시장에 도착합니다. 마을 사람들 5-6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웃 어른이자 공짜 손님들이 짐칸에 올라탑니다. 읍내에서 산골 마을까지는 10리길. 버스가 하루에 세번 밖에 오지않는 외딴 마을에서 김종찬씨의 오토바이는 요긴한 교통수단입니다.

{이화철/주민 : 나, 일하러 가는 거여, 일 빨리하려고 이것 타는거여}

김씨가 없으면 꼼짝없이 고갯길을 걸어 가야합니다.

{한정자/주민 : 보따리 들고 이고 걸어 갈라면 힘들지.}

노인들을 일일히 집 앞에 까지 모십니다. 이따금 소주 한 잔 따르면 그만입니다.

동네 구급차 노릇도 합니다.

{김종찬씨 : (종찬이여, 나 보건소 좀 데려다 줄래?) 예, 태워다 드려야죠}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시도 때도없이 도움을 청합니다.

{최태호/주민 : 다리가 아파서 (고갯길을) 못 내려와. 자꾸 넘어지고 실어다 주니까 고맙지.}

무료 3륜택시도 벌써 20년째. 8년 전에 세번째로 산 오토바이도 벌써 고물이 됐습니다.

소아마비로 중증 장애인인 김씨의 한달 수입은 정부 보조금 42만5천원이 전부. 이 가운데 기름 값이 매달 8만원씩 나갑니다.

{김종찬씨 : 어렸을때 친구들한테 많이 업혀 다녀서 그 은혜를 갚으려고 지금 내가 이렇게 하는 거에요.}

남을 도울 수 있을때, 신체적 장애는 이미 장애가 아니라고 강조하는 김씨.

{김만수/김종찬씨 아들 : 아빠처럼요. 나중에 커서 사회에 나가면 사람들 도우면서 살고 싶어요}

김씨는 힘 닿을 때 까지 사랑의 운전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김종찬씨 : 세상 장애인들이 나처럼 기죽지 말고 살았으면 진짜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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