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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한 일본인의 대를 이은 보은

<8뉴스>

<앵커>

한 일본인 형제가 일제 패망 당시 한국인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아버지 대신 그 은혜를 갚고자 나섰다는 소식 지난해 1월 이 시간을 통해 전해드렸는데 많이들 기억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이 형제가 아버지가 입은 은혜를 58년 만에 갚게 됐다고 합니다.

테마기획, 권태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일본 나고야시 남쪽 치타반도 산자락에서 조촐한 행사가 벌어졌습니다. 태평양 전쟁 한국인 징용자들의 유해를 모실 사찰 기공식입니다.

{가토 미츠오/가토 다다시씨 장남 : 부친이 돌아가실 때 전쟁 영령들을 위로할 사찰을 짓고 싶다. 그리고 꼭 한국식으로 짓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관동군 소좌였던 아버지 가또 다다시는 1945년 전쟁이 끝날때 병에 걸려 퇴각 대열에서 낙오했습니다.

여러차례 목숨을 잃을 뻔했지만 어느 이름 모를 한국인이 석 달 동안 숨겨주고 배편까지 잡아줘 무사히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가토 마사오/가토 다다시씨 차남 : 아버지는 당신이 살아있는 것은 한국사람 덕분이다. 그래서 너희들도 태어날 수 있었다고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늘 빚진 마음으로 살던 아버지 가토씨는 한국인 징용자들의 영령을 위로할 절을 짓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절터만 잡아놓은 채 81년 세상을 떠났고 유업은 아들 형제에게 이어졌습니다.

가토 형제는 사찰을 한국식으로 짓기 위해 한국인과 접촉하다 공사비 10억원을 사기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나고야 주민들이 후원회를 조직해 모금 활동에 나섰습니다.

{오타 쿄큐쇼/나고야 주민 : 가토 형제 얘기를 듣고 감동했습니다. 예술회원들이 중심이 돼 계속 후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SBS에서 보도가 나간 뒤 국내에서도 후원회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시형/한국측 후원회장 : 일본의 지성인들이 많이 모이는데 한국인들이 아무도 안 간다면 체면이 안 서잖아요. 그래서 한국에서도 갈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 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대를 이어 은혜에 보답하는 일본인, 이들의 아름다운 노력이 현해탄 사이의 화해를 이끄는 평화의 메시지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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