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포화가 휩쓸고 간 이라크 마을을 가다

<8뉴스>

<앵커>

이라크 전쟁 관련 소식입니다.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공습이 시작된 뒤 일주일이 넘어서면서, 곳곳에는 깊은 전쟁의 상처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내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SBS 취재팀이 이라크 남부 국경을 넘어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마을들의 표정을 현지 취재했습니다.

이라크 현지 첫소식, 먼저 장현규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이라크 남부 접경 지역에는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듯 모래 바람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모래 바람을 뚫고 지나가면, 3중, 4중의 검문이 취재팀을 가로 막습니다.

이라크 영토로 들어서면 벌판을 지나는 동안 한동안 인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을이 가까워지면서 전쟁의 흔적들이 나타납니다.

집들은 폭격을 맞아 뼈대를 드러냈고, 토마토 밭은 먼지를 뒤집어쓴 채 버려졌 있습니다. 전쟁터 주민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마실 물입니다.

빗물이라도 받기 위해 땅을 파던 한 농부를 만났습니다.

{마을주민: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여기에는 물이 전혀 없습니다.}

폐허가 된 마을로 들어서자 갑자기 사방에서 수십명이 물과 먹을 것을 달라며 다가옵니다.

{마을주민: 우리도 무슬림이지만 전쟁 좋아하는 종교 지도자같은 사람은 아닙니다. 우리는 보통사람들입니다.}

움 카스르에서 사프완으로 이어지는 이곳 이라크 남부 지역은 미.영 연합군의 첫 진격로였습니다. 그동안 엄청난 포격에다 게릴라전까지 이어지는 참화를 겪었습니다.

{마을주민: 일주일 동안 전쟁을 치뤘습니다. 알라만이 누가 이길지, 어떻게 될지 알겠지요.}

이제 이곳에서 총성은 멎었지만 전쟁의 상처는 고스란히 농민들과 어린이들의 몫으로 남아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