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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60년만에 귀국한 위안부 할머니

<8뉴스>

<앵커>

2차 대전이 끝나고 중국에 남겨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2명이 오늘(26일) 고국땅을 밟았습니다. 거의 60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할머니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합니다.

테마기획, 유영수 기자입니다.

<기자>

꽃다운 나이 열일곱에 중국으로 끌려가 악몽같은 위안부 생활을 한 하상숙 할머니. 그 고왔던 얼굴엔 깊은 주름이 패이고,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이제야 고국땅을 밟았습니다.

거의 60년만에 찾은 고국은 그러나 너무 변해 낯설고 서먹서먹 하기만 합니다. 동생을 만난 뒤에야 기쁨과 참아왔던 설움이 한꺼번에 복받칩니다.

{하상숙 할머니/ 충남 서산 고향 : 내 고향이 왔으니 내 죽어도 이제 여한이 없어요.}

헤어질 때 7살 개구장이였던 동생은 어느덧 할아버지가 되어 있습니다.

{하상숙 할머니 : (알아보시겠어요? 동생..?) 알아보고 말구요.}

동생 하용운씨는 누나를 보지 못하고 숨진 어머니 생각에 가슴이 저려옵니다.

{하용운/하상숙 할머니 동생 : 만났으니 반갑고, 못만날 줄 알았는데 이제 여한이 없어요.}

충남 서산이 고향인 하 할머니의 국적은 불과 얼마 전까지 북한이었습니다. 국적 문제 때문에 계속 고향땅으로 오지 못하다, 한 교회의 끈질긴 노력으로 오늘 귀국하게 됐습니다.

{김원동/서울 상도성결교회 장로 : 조총련 사무국을 통해가지고 북한에 요청을 했었습니다.}

열여덟살에 중국에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해야 했던 전남 승주 출신의 백넙데기 할머니는 이제는 우리말마저 잊어버렸습니다.

{고희정 한국정신대연구소 연구원 : 지금 중국에 생존해 계신 10명이 모두 한국으로 오고 싶어 하지만 국경문제라던가 가족과 연결이 안된다든가 하는 이런 문제 때문에 못 오고 있다.}

일본 사법부는 오늘 최종적으로 일본은 한국 출신의 종군 위안부에 대해 배상책임이 없다며 일본정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할머니들의 한맺힌 삶에 대한 최소한의 도덕적 배려마저 끝내 무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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