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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실종자 가족…기약없는 기다림

<8뉴스>

<앵커>

아마 지금 가장 속이 타는 사람은 실종자들의 가족일 겁니다.

풀뿌리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사고현장과 병원들을 뒤지고 다니는 실종자 가족의 하루를, 남승모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기자>

언제나처럼 출근길에 올랐던 동생은 만 하루가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동생을 실종자 명단에 올린 지 2시간만에 41살 이미성씨는 사망 소식을 들었습니다. 새까맣게 타버린 전동차 속에 동생이 있다는 게 믿기질 않습니다.

{김애란/이미성씨 부인 : 우리가 여기서 오는 길에 그럼 사람이 여기서 확인됐다고 해서 저희들이 확인하려고 왔어요.}

뒤늦게 찾아온 동생의 애인과 친구는 끝내 울음을 터뜨립니다.

{박진우/실종자 이현씨의 친구 : 이틀 전에 술 한잔 하자는 거 바쁜 일 있다고 오늘로 미뤘었는데...}

어딜 가야 시신을 찾을 지 몰라 이씨는 분향소가 설치된 시민회관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동생의 죽음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동사무소 직원이 절망에 빠진 부모님의 말만 믿고 동생을 사망자 명단에 올린 것입니다.

{김애란/이미성씨 부인 : 유가족 전화만 듣고 사망했다고 올리는 게 어딨어요. 그런 게 어딨냐고요.글쎄... }

이씨는 동생의 이름을 반나절 만에 다시 실종자 명단에 올렸습니다.

{이미성/실종자 이현씨의 형 : 사고가 크니까 죽은 걸 기정 사실로 받아 들였는데 다시 한 번 기다려 봐야죠."}

생사라도 속시원히 알았으면 좋으련만, 기약없는 기다림이 야속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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