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졸업식이 많은 2월. 오늘(12일) 테마기획에서는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특별한 졸업식 풍경을 전해드립니다.
남승모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일요일, 인천 만수초등학교 6학년 1반 어린이들이 강촌행 기차에 올랐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떠나는 마지막 여행. 정신 지체가 있는 기호가 노래로 흥을 돋웁니다.
기호와 또다른 정신지체아 화경이, 그리고 보통 어린이 44명이 서종철 선생님과 만난 것은 3년 전.
처음에는 수업도, 함께 어울리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랑으로 마음의 벽이 허물어진 뒤로는 학년이 바뀌어도 누구도 떠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임옥실씨/학부모 : 우리 아이들이 다 원했어요. 선생님하고 같이 배우는 걸 원했고 그래서 저도 찬성했어요.}
그렇게 3년을 함께 보내고 오늘 졸업식. 차마 말을 할 수 없어 서 선생님은 영상편지를 준비했습니다.
웃으며 보내고 싶은데 눈물이 멋질 않습니다.
{장슬기/인천만수초등학교 : 졸업하기 싫고요, 선생님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겠다며 기호를 일반학교에 보낸 어머니에게 서 선생님은 은사이자 은인입니다.
{김영실씨/장애아동 학부모 : 우리 아이를 반에 보내놓고 솔직히 죄인된 심정으로 살았어요. 늘 죄인이었지만, 저로서는 너무 만족하고 감사하게 보냈어요.}
떠나는 아이들을 위해 서 선생님은 타임캡슐을 준비했습니다.
평범한 종이 상자지만 3년 뒤 중학교를 졸업할 때 함께 열어보자며 아이들의 꿈을 배로 접어 담습니다.
{교사 : 앞에 있는 아동들 전부가 가장 큰 보람이고 재산인 것 같아요.}
스승이 사라져버린 시대, 이들을 향한 한 교사의 사랑이 더욱 뜨겁게 느껴지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