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보상노린 철새 급증

<8뉴스>

<앵커>

수몰돼 사라질 마을에 사람들이 몰려와 유실수를 심고 개 사육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탄강에 댐 건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주변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인데 지나친 보상욕심때문에 마을은 이미 엉망으로 망가져 버렸습니다.

기동취재 2000, 이병희 기자입니다.

<기자>

절벽과 협곡이 어우러져 래프팅 장소로 이름난 한탄강. 2년 전 이곳에 댐 건설 계획이 전해지면서, 이 일대에는 개 사육장이 크게 늘었습니다.

개를 키우면 보상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부터입니다. 2, 3백마리에 불과하던 개들이 지금은 5천마리가 넘습니다.

{이태식 경기도 연천군 고문리 : 그게 수자원공사에서 개도 보상이 있다. 이렇게 말이 나왔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야. 시끄러워서 못 배긴다니까... 개 때문에 마을이 개판됐어.}

마을에는 논이고 밭이고 가리지 않고 어린이 키 만한 묘목이 빽빽히 심어져 있습니다.

보상을 받기 위해서 3년 전에 심어놓은 포도나무들입니다. 관리가 전혀 이루어 지지 않아서 잡초가 이렇게 자랐습니다. 포도밭인지, 잡초밭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댐 건설로 수몰될 경우 땅 값 뿐 아니라 묘목에 대해서도 보상이 된다는 점을 노린 것입니다. 논 한복판에 대형 창고를 짓거나, 양식장을 만드는 농가도 적지 않습니다.

일부 양식장 주인들은 5~6년 전 전라남도 탐진댐 건설로 보상을 받았던 외지인들입니다. 지난해 이곳에 왔습니다.

{최태환 현지주민 : 저도 하우스 한동 짓는데 댐이 들어온다고 해서 못 짓고 있었어요. 댐 들어오면 헛것이 되니까... 그런데 이 사람들은 댐 들어온다는 소리 들으니까 하는거에요. 이렇게...}

이 일대 수몰 예정지는 16개 마을, 4백여가구. 때 아닌 보상 열풍에 마을이 망가지고 있지만, 수자원 공사는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유효근 수자원공사 댐경영처 : 지자체에다가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가지고 그 사전 주민들의 투기로 인한 손해를 보지 않도록 계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일단 댐만 짓고 보자는 수자원 공사. 잇속 차리기에만 바쁜 일부 주민, 한탄강 주변은 지금 골병이 들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