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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호박죽 한그릇의 이웃 사랑

<8뉴스>

<앵커>

지난 7년동안 매주 월요일이면 노인들에게 따뜻한 호박죽을 대접해 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추운 겨울, 훈훈함을 전하는 이야기,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잘 여문 늙은 호박을 다듬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솥 마다 김을 뿜는 호박죽. 월요일이면 늘 이곳에서는 호박죽 끓이는 맛난 냄새가 퍼져나갑니다.

{김용자/서울 공릉동}
"힘들진 않아요, 어쩔 때만 팔이 찌르르 찌르르 아플 때가 있어, 그래도 괜찮아."

갓 끓인 호박죽이 식을 새라 부랴부랴 나선 길.

"할아버지, 호박죽 왔어요!"

비가 올듯한 궂은 날씨지만 달콤한 호박죽 맛을 잊지 못한 어르신들이 벌써부터 길에 나와 기다립니다.

넘칠 듯 가득 담긴 호박죽 한그릇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얼굴이 환해집니다.

{백영순/서울 능동}
"비가 오고 눈이 오면 못와도 날만 좋으면, 밥만 먹으면, 가자 그래, 할머니들한테 가자!"

가끔은 멋모르고 죽값을 내시는 분도 있습니다.

점심 거르는 어르신들이 안스러워 시작된 사랑의 호박죽 끓이기는 지난 7년동안 계속됐습니다.
2년 전부터는 동네 경로당까지 호박죽을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박명순/서울 중곡동}
"우리 아버지가 작년에 돌아가셨거든요, 여기 올 때 마다 아버지 생각이나요."

{유재화/서울 중곡동}
"아주 좋아요, 집에서 먹던거 보다, 아주."

따스한 사랑이 가득 담긴 호박죽, 달콤한 호박죽 향기는 한 겨울 냉기를 녹이며 오늘도 우리사회 이곳저곳으로 스며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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