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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보금자리 훼손 심각...졸속행정 탓

<8뉴스>

<앵커>

철새 도래지로 지정된 야산 주변을 관할 구청이 도로를 만든다며 마구 훼손하고 있습니다. 철새들이 도저히 베겨날 수 가 없습니다.

남달구 기자입니다.

<기자>

철새 도래지로 손꼽히던 대구 팔현 마을입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백로와 왜가리가 둥지를 트는 곳입니다. 황로와 해오라기 같은 희귀 철새들까지 찾아와 장관을 이뤘습니다. 먹이가 풍부한 금호강을 끼고있어 철새 개체수는 해마다 늘어났습니다.

대구 수성구청은 지난 98년 이 일대 110㏊를 야생 조수보호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곳은 철새들이 깃들 수 없는 삭막한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철새들이 둥지를 틀던 굴참나무 수백그루는 이미 잘려 나갔습니다. 산은 곳곳이 깎여 나갔습니다. 중장비가 동원돼 도로개설 공사가 한창입니다.

훼손을 막기 위해 지정한 조수보호구역,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수성구청은 지난해 4월 조수보호구역 110 헥타르 가운데 60여 헥타르를 슬그머니 보호구역에서 해제했습니다. 철새 숫자가 줄어 필요없는 면적이 많다는 이유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조사는 없었습니다.

{수성구청 직원}
"97년 이후 조사된 게 없습니다. 육안으로는 조사하는 거지, 정확한 조사는 힘들어요."

사전 조사나 근거도 없는 경솔한 행정에 철새들은 또 보금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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