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일본인이 보관하고 있던 안중근 의사의 옥중 유묵 한점이 또 다시 우리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유묵은 안 의사의 옥고를 지켜봐온 한 일본인 경찰관의 후손이 오랫동안 보관해오다 이번에 기증하게 된 것입니다.
일본 고치시에서 이승열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앵커>
"말에 성실과 신의가 있고 행실이 돈독하고 경건하면 비록 야만의 나라라도 이를 따른다."
새로 발견된 유묵은 안중근 의사의 큰 기개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힘있는 강건한 필체는 물론 낙관대신 찍은 분명한 손도장, 장인이 안 의사의 뜨거웠던 손길을 느끼게 해줍니다.
지금까지 이 유묵의 주인은 일본인 야기씨였습니다. 안의사의 옥중 생활을 지켜본 일본 경찰의 손자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40여년 동안 유묵을 보관해왔습니다.
{야기 마사즈미}
"안 의사의 글은 제 인생의 격려였고 마음의 지주였습니다."
그러나 야기씨는 이 유묵이 자신의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한국민이 주인이 돼야 한다며 아무런 댓가없이 기꺼이 기증에 동의했습니다.
{야기 마사즈미}
"한국민 뿐만 아니라 세계 사람들에게 용기와 정의감을 전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안의사 숭모회측도 학자의 고증을 거친 뒤 야기씨의 이런 뜻을 살려나가기로 했습니다.
{김영광/안중근 의사 숭모회 이사}
"전시를 해서 그 정신이 국민에게 많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지 90여년. 안 의사를 숭모하는 열정은 현해탄 건너 일본에서까지 조금도 식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