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한 환전상이 몽골인 오십여명의 피땀어린 돈 1억 5천만원을 챙겨 달아났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을 울린 이 부끄러운 사건을 이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람을 찾습니다. 이것 좀 읽어주세요."
한국에 온 지 3년째인 몽골인 체르마씨는 요즘 생업을 포기하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지난 달 23일, 달러로 바꿔달라며 1억5천만원을 거래해 오던 환전상 최모씨에게 맡겼는데, 최씨가 사라진 것입니다.
이 돈은 보통 돈이 아닙니다. 몽골인 노동자 오십여명이 한국에서 3, 4년 동안 못먹고 못입고 피땀흘려 모은 돈입니다.
{체르마/몽골인 근로자}
"몽고 사람들 도와주고 잘 해줬기 때문에 나를 믿고 맡긴 건 데요."
돈을 맡겼던 31살 암마씨. 4년 동안 남편과 함께 도금 공장에서 일하며 모은 돈 2천여만원을 날릴 처지가 됐습니다.
한달 월급이 5만원 안팎인 몽골에서 2천만원은 평생 모아도 모으기 힘든 돈입니다.
{임마/몽골인 근로자}
"몽골에 가져가서 잘 살려고..아파트 사려던 돈이에요."
이들 모두 내년 3월이면 몽골로 돌아가야 합니다. 식구들 먹여 살리기 위해, 집 한 채 장만하기 위해, 먼나 먼 타국에서 참고 견딘 시간들이 물거품이 될 지도 모릅니다.
{체르마}
"15만명한테 부탁이라도 해야죠. 도와주세요하고. 천원만. 천원씩만 내면 우리가 돈 갚을 수 있잖아요... 사람들 돈 갚을 수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