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아버지와 아들이 논바닥에 방치된 끊어진 전선에 감전돼 잇달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한전의 늦장 대응이 있었습니다.
기동취재 2000,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6일) 오후 5시 반쯤, 경기도 여주군에 사는 69살 신명철 할아버지는 전신주와 가로등을 연결하는 전선이 끊어진 채 논바닥에 걸쳐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얼떨결에 손을 댔고, 전선을 움켜쥔 채 숨졌습니다. 밭일을 끝내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참변 소식을 듣고 아들 동교씨가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아버지에게서 전선을 떼어내려다 동교씨마저 감전돼 쓰러졌습니다.
{손기만/동네 이장}
"머리를 이렇게 대고 전선을 손으로 이렇게 쥐고 계시더라구요. 우리가 봤을 때 이미 운명하셨더라구요."
하지만 전선이 끊어진 것은 사고가 나기 만 하루 전이었습니다. 그제 오후 여주 일대에는 검은 먹구름과 함께 천둥번개가 계속됐습니다. 곳곳에 벼락도 떨어졌습니다. 사고가 난 지점에서도 벼락에 전선이 끊어졌습니다.
{배경선/신고자}
"스위치 박스에서 불꽃이 파팍 튀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전선에 불이 붙으면서 끊어지길래 제가 신고를 했죠."
한전은 신고를 받고도 24시간이 넘도록 늑장을 부렸습니다. 당일 접수된 사고 기록부입니다. 신고받은 내용만 기록돼 있을 뿐 출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한국전력 직원}
"이 지역을 포괄적으로 살펴본 거죠. 우리가 안 온 것이 아니고, 오긴 왔는데 그 부근을 보진 못했죠. (이 현장은 안 왔다는 얘기죠?) 변압기 있는데 까지만 왔죠."
한전의 늑장 대응에 애꿎은 아버지와 아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