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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카드 대환, '마구잡이 보증'

<8뉴스>

<앵커>

신용카드 회사들이 카드 빚을 대출로 전환시켜 주면서 마구잡이식으로 빚 보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빚을 받아내기 위해 카드 연체자의 주변 사람들까지 싸잡아 채무자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집중취재, 박진호 기자입니다.

<기자>

26살 이 모씨의 가족 3명은 최근 모두 채무자로 전락했습니다. 이씨와 이씨의 어머니는 언니가 진 카드 빚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연대보증을 서야 했습니다.

{이 모씨(26)/연대보증 피해자}
"언니랑 연락이 안된다고 구속시킨다는 그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저와 엄마가 보증을 선 거죠."

직장 상사의 요구에 카드 빚 보증을 선 김씨는 봉급을 가압류당할 처지입니다. 대출 받은 사람이 엄연히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카드사는 김씨가 연체금을 대신 갚으라며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김 모씨(35)/연대보증 피해자}
"그 분이 뻔히 직장도 다니고 재산도 있는데 그분한테 아무런 조치도 안하고... 보증인인 저한테 무작정 돈을 받아야 한다. 차압까지 해서..."

카드회사들이 카드 빚을 대환대출로 전환시켜 주면서 보증인을 세우도록 요구하고는, 연체가 되면 무조건 보증인에게 돈을 갚게하는 것입니다.

{석승억 실장/신용사회구현 시민연대}
"카드사 입자에서 좋은 점이 뭐냐 하면 변제능력을 상실해서 결국은 변제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보증인을 인질로 해서 받아내려는 거죠."

금융감독원은 카드사의 이런 대출 보증을 불법 채권추심행위로 보고 금지시켰지만, 대출 보증은 눈덩이 처럼 늘고 있습니다.

LG카드의 대환대출 규모는 20만여 명에 1조5천억 원을 넘었고, 삼성과 국민카드도 각각 5천억 원이 넘습니다.

{카드회사 직원}
"어차피 저희들 카드사 입장에서는 채권도 회수해야 되고, 또 돈 받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체율을 줄이는 것도 외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신용카드사들의 대환대출은 연체자를 신용 불량에서 구제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리하게 카드발급을 남발했던 카드사들이 이제는 연대 보증인들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설득력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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