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추위 시작된 양양, 폐허속 잠자리 없어

<8뉴스>

<앵커>

강원도 산간마을엔 벌써 아침 저녁으로 찬 기운이 감돕니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폐허 속 잠자리도 큰 문제입니다.

강원민방 이상준 기자입니다.

<기자>

마을은 거대한 계곡으로 변했습니다. 한가운데가 뻥 뚫린 집은 계곡물이 흐르는 통로가 돼 버렸습니다. 그나마 건저올린 그릇들을 씻기엔 시커먼 흙탕물도 부족합니다.

수해를 당한지 엿새째인 오늘(5일)에야 겨우 복구의 손길이 닿은 양양의 산간마을에는 남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주기용/양양군 현북면}
"이건 전쟁보다도 더해요, 정말 긴급조치라도 취해서 어떻게든 해야지..."

건져올린 이불과 옷가지를 빨아보지만 쓸만한 건 거의 없습니다.

집을 잃은 산간마을 주민들은 밤이 되면 마을 회관에 모여 아직 마르지도 않은 이불에 몸을 의지한 채 하루하루 더해가는 추위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유영순/양양군 현북면}
"이불은 그냥 빨아서 말려서 덮고, 건져다가 그렇게 살죠 뭐...지금 말이 아니죠, 동네가 다..."

떠내려온 쓰레기와 나무들로 피운 모닥불이 그나마 몸을 녹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수재민}
"추우니까 잠을 못자다가 여기나와 불로 몸 좀 녹이다가 또 들어가서 조금 자다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산간마을 주민들은 오늘도 어둡고 추운 산속에서 젖은 이불을 덮고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